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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망명자, 이미륵이 잠든 뮌헨 근교, 그레펠핑市 공동묘지를 찾아서

부산문인협회 최화웅 2011.09.10 13:20 조회 수 : 6164

잘츠부르크를 떠나는 버스 속에서

제2차 해외세미나와 문학기행에 나선 부산문인협회 회원들은 엿새째를 맞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떠나 독일 뮌헨으로 향했다. 눈 덮인 알프스 산 북부 기슭의 눈부신 초원과 다양한 건축양식의 건축물들이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고풍스런 국경도시, 잘츠부르크에서는 부활의 복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눈이 녹아내리는 차고 맑은 물이 흐르는 잘자흐 강물에는 부활의 감동이 카라얀이 지휘하듯 모차르트의 선율로 흐르는 듯 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나는 몇몇 회원들과 함께 잘츠부르크 대성당의 부활대축일 미사에 참례할 수 있었다. 천연의 요새, 호엔 잘츠부르크 성을 둘러본 일행은 이미륵 박사의 묘소가 있는 그레펠핑으로 가는 전용버스에 서둘러 올랐다. 부산문인협회가 주관하고 한국열린문학회가 후원하는 이미륵 박사의 『압록강은 흐른다』문학세미나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이번 기행에 앞서 두 달이 넘는 동안 이미륵의 작품, 『압록강은 흐른다』를 비롯한 전혜린의 에세이 「이미륵 씨의 무덤을 찾아서」와 1973년 김천혜 박사가 독일 유학시절 쓴 국제신문의「유럽 통신」기사와 동인지에 실린 수필「내가 가진 가장 귀중한 책」,『이야기』, 『무던이』, 『어머니』, 『실종자』, 『탈출기』,『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읽었고 정규화 박균이 지은 『이미륵 평전』을 읽고 공부할 수 있었다.

 

정영자 부산문인협회장은 약 40분간에 걸쳐 ‘이미륵 소설에 나타난 고향의식 연구’(월간 문학도시 2011년 5월호 게재)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 회장은 1.머리말, 2.시대적 경과 인간 이미륵, 3.문학에 있어서 고향은 무엇을 말 하는가, 4.작품 속에 나타난 고향의식, 5.이미륵 소설의 특성, 6.맺는말로 분량이 A4용지 24장에 달할 만큼 방대했다. 정 회장은 이미륵이 일제의 탄압과 검거를 피해 망명하던 구한말로부터 일제강점기와 3.1운동에 이르는 시대상황을 살폈고 이미륵이 망명한 독일에서 겪어야했던 1920년대 후반의 독재자 히틀러가 집권 하여 제2차 세계대전의 전개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시대적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미륵 소설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8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이미륵의 소설은 전통, 관습, 풍속, 자연 등 우리의 문화와 우리의 정신을 구현하며 꾸준하게 민족혼과 향수를 표현하면서 동양인의 긍지와 정서를 격조 있게 소박, 단순, 담백한 수채화처럼 그렸고 둘째, 기억의 장치를 통하여 자신의 진정성을 식민지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해 가는 비애를 간접적으로 묘사하면서 조국의 상황과 독립운동의 당위성을 설파한 자전적 소설이며 소년소설, 성장소설이요 고백적이고 회고적이어서 더욱 호소력 있는 소설이라고 밝혔다. 셋째, 소재의 단일성과 문체의 간결성을 들고 넷째, 따뜻한 인간애, 평화주의자의 특성을 끝까지 견지하고 있었다는 특성을 들었다. 다섯째, 가족이라는 원초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당대의 현실과 풍속을 빼어나게 그렸으며 여섯째, 그리움과 아픔을 문학치료적 관점에서 고찰할 수 있는 텍스트라고 제시하면서 일곱째, 책의 표제로 사용한 “압록강”은 고향이며 조국으로서 여덟째, 중국고사와 일화 등을 수록하여 한문학에 대한 깊은 조예를 엿볼 수 있었다고 정리했다.

 

 

세계시민주의자요 인문학자로 평가되어야

이 같은 주제발표에 대해 토론을 맡은 나는 이미륵의 소설에서 나타난 특성과 문학적 가치를 한마디로 ‘독일에서 피워낸 한국문학의 꽃’이라고 평가하고 ‘제국주의적 권력을 거부한 세계시민주의자로서 20세기를 선도한 선각자’였으며 ‘인문학적 시각으로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려고 했던 휴머니스트였다고 밝혔다. 이미륵은 구한말로부터 일제 강점기를 겪어야 했던 고국의 현실과 히틀러가 집권하던 독일이라는 공간에서 50여 년이라는 시간을 관통한 그의 문학정신은 첫째, 문학을 통해 국가와 민족, 신앙을 초월한 세계시민주의자(코즈모폴리턴)로서 세계적인 지성으로서 현실을 비판하고 독재에 저항한 정신과 행동을 보여주었고 둘째, 고향의 작가 이미륵은 세기를 앞서 간 휴머니스트이자 인문학자로서 의(義)로운 사랑과 평등, 자유를 바탕으로 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완전성으로 미래를 내다보려는 통찰력을 가진 문학가로서 재평가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국땅에 묻힌 이미륵을 찾아 참배하다

열띤 세미나가 마무리되어갈 때쯤 우리가 탄 버스는 독일 국경을 넘어서고 있었다. 때마침 갑자기 날이 흐려지면서 일주일 내내 참았던 비가 차창을 세차게 때렸다. 부활절을 맞은 우리 일행에게 하늘에서 내리는 세례의 축복이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떠난 지 3시간이 지나자 버스가 뮌헨 근교에 자리 잡은 한적한 그레펠핑 시 공동묘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가 한적한 묘지 앞에 멈추고 일행이 내리자 우리를 지켜보던 독일 현지인이 우리를 보고 “한국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답하자 공동묘지를 가리키며 “이 안에 한국인 묘지가 있다”고 묻지도 않는 말을 건내는 것이었다. 그만큼 독일현지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 또한 남달르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 일행은 부활절에 맞춰 부활달걀로 장식한 묘비를 지나 이의경(李儀景)의 묘소 145-147 구역을 찾았다. 상석 위에는 고국에서 준비해온 과일과 복분자술, 깻잎과 쥐포 그리고 이미륵이 ‘말년에 그토록 먹고 싶어 했다는 쌀밥’ 등 제물이 정성스레 차려지는 동안 나머지 일행은 옷매무새를 고치며 말없이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초헌관을 맡은 정영자 회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연녹색 푸르름이 천지간에 가득하고 새소리 청아한 4월이 한창인 오늘 저희 부산문인협회 회원 열여덟은 그대의 묘소 앞에 고개 숙여 고합니다.”라고 시작하는 직접 쓴 축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저희들은 불안하고 어두웠던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에 참가한 이후 그리운 조국과 그토록 사랑하던 어머니를 이별하고 망명할 수밖에 없었던 그대의 젊은 날을 생각합니다. -중략- 저희 문인들은 당신의 인격적인 품위와 인류애적인 폭과 깊이를 흠모하며 저희들이 올리는 존경과 사랑을 흔쾌히 받아주소서.”라고 고한 뒤 차례로 술을 따르며 절을 올렸다.

18명이 함께 한 7박 8일 동안 부산문인협회가 주관하고 한국열린문학회가 후원한 제2차 해외세미나와 문학기행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독일 뮌헨과 쾰른, 푸랑크푸르트와 하이델베르크, 로텐부르크와 뉘른베르크, 퓌센과 로만틱 가도를 통해 만년설이 둘러친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와 잘츠부르크를 거쳐 이미륵의 소설『압록강은 흐른다』문학세미나와 이미륵 박사가 외롭게 잠든 그레펠핑의 묘소참배를 끝으로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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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 안녕하세요. [1] 서경화 2011.07.14 6418
353 한국 최초의 문화대사 이미륵박사(독일어, 한국어) ③ file 질비아 브레젤 박사 2011.06.09 6022
352 한국 최초의 문화대사 이미륵박사(독일어, 한국어) ② file 질비아 브레젤 박사 2011.06.08 5604
351 한국 최초의 문화대사 이미륵박사(독일어, 한국어) ① file 질비아 브레젤 박사 2011.06.07 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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