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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홍전 2008.06.23 20:26 조회 수 : 13607

안녕하세요 이영래 아저씨.

올해 초에 부모님 소포 편으로 보내주신 책 정말 잘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늦게 감사의 글을 드리는 걸 용서하세요. 그동안 애 키우느라 바빴노라는 핑계뿐이 없네요. 그리고 무슨 답글을 드려야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서 였을 수도 있겠구요.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지난 몇 개월동안 이 책만 두세 번은 되풀이 읽었더라구요. 여기서 한글로 쓰여진 것은 뭐든 귀할 뿐더러, 유난히 곱다고 느낀 글이라서 그런지, 침대머리 맡에 놓아 두었던 책에 손이 자주 갔었던 모양입니다. 
 
요전에 책 앞장에 알려주신 대로 http://www.mirokli.com/ 에 들어가 보았다가, 10년 전 저의 짤막 독후감/편지를 읽고 깜짝 놀랐어요. 개인적인 편지로 드린 글이 웹페이지에 올라갈 줄이야. 그리고 실은 제가 쓴 기억도 없어서 쓴 웃음을 짓기도 했구요. 설마 10년 후에 읽어보라고 정말 보내주실 줄이야 상상도 못했네요. 하기사 20대 중반의 저에게 10년이란 무진장 긴 세월이었지만, 아저씨에게는 그렇게 길지도 않을 듯 하네요. 30대 중반 아줌마인 제게도 벌써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닌 걸요. 
 
글쎄, 기억에 남지 않은 10년 전의 느낌을 짤막한 독후감으로 미루어보고, 지금의 이 나이에 읽어서 드는 느낌을 비교해보면, 역시 책은 좀 변해 있네요. 곱고 짤막한 문체와 아름답고 슬픈 분위기는 여전하고, 어수선한 구한 말의 분위기도 그대로 전해집니다. 다만 한가지 크게 변한 사실은 이제 주인공이 아니라 글의 배경에 몇 줄 안되게 그려지는 여인들의 삶들이 제게 더 진솔하게 와 닿더군요. 그 전에는 주인공의 눈으로만 통해서 보았던,느꼈던 것들이 이제는 어머니나 어진이 누나, 그리고 쓰여있지 않지만 분명 어딘가 있을 듯한 부인 등의 입장에서 더 깊이 보게도 되더군요. 제 삶의 변화가 그랬다는 얘기도 되겠지요. 
 
 이런 얘기를 어찌어찌하다 주변 직장   동료/   친구들에게 했는데, 저마다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한국어나 독일어 말고, 영어나 불어로 쓰여진 판이 있냐고 묻더군요. 보내주신 책 부록에 의하면 영어판은 H. A. Hammelmann의 1956년 것이 있는 듯한데, 보다 최근 것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도 그 책들을 구할 수 있으면, 제 친구들에게 건네 줄까 합니다. 보내주신 한글판은 제가 소중히 갖고 있도록 하구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이타카에서 홍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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